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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현'으로 불렸던 이정현, 5관왕 호령...이제 작은 거인으로 우뚝

2023~24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의 주인공은 8위팀 고양 소노의 3년 차 가드 이정현(25·1m87㎝)이었다. 이정현은 1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당당히 5관왕에 올랐다.이정현은 기량발전상과 베스트5 가드 부문을 비롯해 기록을 바탕으로 주는 계량상 부문에서만 3개 부문을 휩쓸어 총 5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정현은 어시스트(평균 6.6개), 스틸(2.0개), 3점 슛(2.9개)에서 1위에 올랐다. 득점(수원 KT·패리스 배스·25.4점)과 리바운드(창원 LG·아셈 마레이·14.4개), 블록(대구 한국가스공사·듀반 맥스웰·1.28개)까지 계량상의 주요 부문 1위를 외국인 선수가 휩쓴 가운데 이정현은 한국 선수로 유일하게 올시즌 계량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또 이정현은 어시스트와 3점 슛에서 동시에 1위에 오른 프로농구 역대 최초의 선수라는 기록을 추가했다. 소노는 올시즌 8위에 그쳐 상위 6개팀이 나가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팀 성적은 부진했지만, 이정현 개인 기록만 보면 말 그대로 '기록적인' 시즌이었다. 그는 2023~24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44경기 평균 22.8점 6.6어시스트 2.0스틸을 남겼다. 어시스트와 스틸 전체 1위, 그리고 득점은 한국 선수 중 1위에 올랐다. 국내 선수가 평균 20득점을 넘긴 건 2011년 문태영 이후 13년 만이다. 이정현은 서울 삼성의 베테랑 포워드 이정현(37·1m91㎝)과 이름이 같아서 그동안 ‘작은 이정현’이란 뜻의 ‘작정현’으로 불렸다. 스타 플레이어 선배인 삼성 이정현의 큰 그림자부터 먼저 극복해야 했다. 2021년 신인 드래프트 때는 이원석(삼성), 하윤기(KT)에 이어 전체 3순위로 선발돼 루키 시즌에도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았다. 하지만 이정현은 김승기 소노 감독의 전폭적인 믿음 아래 매시즌 긴 출전시간을 보장받았고, 이에 부응하는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다. 특히 시즌을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우상향’ 기록을 보여준 게 눈에 띈다. 이정현은 루키 시즌보다 2년 차였던 지난 시즌에 더 발전한 모습을 보였고, 올시즌은 더 성장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평균 득점은 7.4점, 어시스트는 2.4개를 늘렸다. 올시즌 이정현은 당당히 리그 최고의 가드 자리를 꿰찼고, 기량발전상도 거머쥐었다. 이정현은 어시스트를 배달하는 센스, 경기를 끌고 나가는 스피드가 좋은 것은 물론이고 무엇보다도 승부처에서 과감하게 슛을 던지는 클러치 능력이 강점이다. 3점 슛 1위에 오른 원동력이 여기에 있었다. 올시즌 프로농구 시상식의 계량상 시상이 21년 만에 돌아왔다는 점에서 이정현의 기록이 더 뜻깊었다. 계량상 시상은 2002~03시즌을 마지막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과거 2003~04시즌 '기록 밀어주기 논란'이 일어난 이후 프로농구연맹(KBL)은 계량상의 별도 시상을 하지 않았다. 당시 정규리그 마지막 날 이미 팀순위가 결정된 상황에서 일부 선수들이 상식을 넘어선 경기 기록을 쏟아내 계량상이 권위를 잃었고, 시상도 사라졌다. 하지만 논란 이후 20년이 지났고, KBL은 기록에 대한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끌어내자는 뜻으로 계량상 시상을 부활시켰다. 이 자리에서 이정현이 계량상 3관왕을 휩쓸었다. 그는 “개인기록상을 새롭게 받게 됐는데, 영광이다. 팀 선수들과 감독님, 코치님들 덕분에 좋은 상을 받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정규리그 우승팀 원주 DB는 국내선수 최우수선수상(MVP) 이선 알바노, 외국선수 MVP 디드릭 로슨, 감독상 김주성 감독과 식스맨상 박인웅까지 주요 부문 수상을 휩쓸었다. 알바노는 필리핀 출신의 아시안쿼터 선수로는 처음으로 MVP에 등극했다. 신인상은 창원 LG의 유기상이 차지했다. 베스트5는 가드 부문에 이정현과 강상재(DB), 포워드는 알바노(DB)와 배스(KT), 센터는 로슨(DB)이 선정됐다. 이은경 기자 2024.04.0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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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이정현 “최종전이라 뭉클…서비스 타임으로 5분 더 불태운 느낌”

프로농구 고양 소노 3년 차 가드 이정현이 각종 기록과 함께 화려한 시즌을 마쳤다. 최종전에서도 39점을 터뜨리며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한 그는 “연장 승부를 해 서비스 타임으로 5분 더 불태운 것 같다”라고 웃어 보였다.이정현은 31일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와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출전, 1차 연장까지 단 1분도 쉬지 않고 마지막까지 코트를 누볐다.그는 이날 45분 동안 3점슛 7개 포함 39점 9어시스트 7스틸 1블록을 기록하며 팀의 95-51 승리를 이끌었다.말 그대로 이정현으로 시작해, 이정현으로 끝난 경기였다.이정현은 1쿼터부터 16득점을 몰아치며 큰 리드를 안겼다. 1쿼터 KT 팀 득점이 17점이었는데, 이정현이 홀로 KT에 맞선 셈이다. 이정현은 전반 종료 시점 23점 4어시스트 4스틸이었다. 소노는 이정현의 활약에 힘입어 두 자릿수 점수 차라는 넉넉한 리드를 잡았다.그런데 경기 양상은 후반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KT가 외국인 선수 마이클 에릭과 정성우의 속공에 힘입어 맹추격전을 벌였다. 소노 역시 연속 턴오버로 자멸하기 시작했다. 결국 4쿼터, 에릭의 득점으로 19점에 달하는 소노의 리드가 모조리 지워졌다. 이정현은 마지막 버저비터 득점을 노렸지만, 그의 중거리슛은 림을 외면했다. 연장 혈투는 결국 이정현이 매조졌다. 그는 4개 어시스트를 배달하며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다소 잠잠했던 치나누 오누아쿠가 연장전 9득점을 몰아치며 간신히 4점 차 승리로 최종전을 마무리했다.이정현의 올 시즌 정규리그 기록은 44경기 평균 36분 43초 출전 평균 22.8점 3.4리바운드 6.6어시스트 2.0스틸. 야투성공률 46.4%, 3점슛 성공률 37.2%로 사실상 전 부문 기록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이정현은 경기 뒤 취재진과 마주한 자리에서 “의도치 않게 연장전을 하게 됐다. 최종전인데 홈 팬들께서 아쉽지 않으시도록 서비스 타임으로 마지막 5분을 불태웠다”라고 농담을 건넸다. 이어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여서 꼭 이기고 싶었다. 너무 잘 쉬어서 경기력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어쨌든 이겨서 기쁘다”라고 웃었다.한편 이정현은 이날 결과로 무려 3가지 기록상을 거머쥐었다. 그는 경기당 6.6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원주 DB 이선 알바노를 제치고 어시스트상을 품었다. 스틸(2.0개), 3점슛 성공(2.9개) 역시 1위다. 이정현은 “사실 지난주에 ‘1개만 받아도 좋겠다’라고 생각했는데, 형들이 어시스트상 1위에 올랐다고 알려줘서 알았다. 많은 출전 시간과 역할을 맡으며 좋은 기록이 따라왔다. 많은 역할을 맡은 게 감사하면서도, 다른 선수에겐 미안한 부분도 있었다. 많이 배우고, 성장한 시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돌아봤다.취재진이 해당 부분에 대해 되묻자, 이정현은 “작년과 비교해 모든 부분이 성장했다. 지난 시즌 뒤 픽앤롤, 슛 성공률을 2~3%이상 높이고 싶었다. 승부처에선 숨지 않으려고 했다. 어느 정도 발전이 있었다고 본다. 다음 시즌에는 또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 고민해 보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끝으로 취재진이 비시즌 목표에 대해 묻자, 이정현은 “마지막 경기라고 해서 뭉클하기도 하고, 마음이 그렇더라. 후반에는 다리가 안 움직여지더라”라고 웃은 뒤 “일단 몸에 충분한 휴식과 힐링을 주고 싶다. 너무 힘든 시즌이었다. 내년엔 3월에 끝나지 않고, 더 높이 올라가서 농구하고 싶다”라고 다짐했다.고양=김우중 기자 2024.03.3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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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P 경쟁도 백중세…베스트5급 자원들의 격돌

올 시즌 프로농구 기량발전상(MIP) 부문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도 이름을 올렸다. MIP는 지난 시즌 대비 기량이 발전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지난 9년 동안 이 상을 품었던 이재도(창원 LG)·허웅(부산 KCC)·양홍석(LG)·김낙현(대구 한국가스공사) 등은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했다. 새로운 스타가 거쳐야 할 하나의 관문인 셈이다.기록상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준 건 3년 차 가드 이정현(고양 소노)이다. 시즌 막바지 최우수 선수(MVP) 후보로도 언급된 그는 올 시즌 평균 22.4점 6.6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대비 득점은 약 7점, 어시스트는 약 2개가 늘어났다. 이정현은 국내 선수로는 2010~11시즌 문태영 이후 13년 만에 평균 20득점 이상 시즌을 확정했다.또 다른 후보 가드 샘조세프 벨란겔(한국가스공사)도 시즌 평균 12.7점 3.7어시스트로 성적을 크게 끌어올렸다. 지난 시즌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을 한 시즌 만에 뒤집었다. 서른 살을 넘겨서 기량이 발전한 선수들도 눈에 띈다. 국가대표 출신 센터이자 올해 30세가 된 이종현(안양 정관장)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5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그간 잦은 부상으로 고전했던 이종현이지만, 출전 시간은 크게 늘려가며 제 몫을 하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그의 커리어 평균을 웃돈다. 올 시즌 중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31세 가드 한희원(수원 KT)은 전시즌 대비 평균 득점이 2배 가까이 상승했고, 3점슛 성공률은 무려 9% 가까이 올랐다. 이밖에 박인웅(원주 DB) 이근휘(KCC) 최원혁(SK) 등이 개인 첫 번째 수상에 도전한다. 한편 올 시즌부터 MIP 후보에 과거 MVP·MIP·신인상·베스트5를 수상했던 선수들이 제외된다. 10개 구단이 직접 소속팀의 후보 한 명을 뽑고, 이들을 대상으로 기자단 투표를 한다.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는 오는 31일 최종전을 끝으로 레이스를 마친다. 정규리그 시상식은 4월 1일 열린다. 김우중 기자 2024.03.2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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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삼성, 한국가스공사 상대로 연승 도전…김효범 감독대행 “오히려 부담, 스페이싱이 중요”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펼친다. 삼성은 이정현-코피 코번 원투펀치를 앞세워 앤드류 니콜슨이 없는 한국가스공사와 격돌한다.삼성과 한국가스공사는 4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격돌한다. 리그 10위 삼성과, 7위 한국가스공사의 매치업이다. 두 팀의 6번째 맞대결이기도 하다.최근 흐름은 삼성이 조금 우위다. 삼성은 2월 이후 5승 3패를 기록했다. 5라운드 기준 3위에 해당하는 호성적이다. 한국가스공사는 같은 기간 4승 4패를 기록했다. 산술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낼 수 있지만, 6위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격차는 6경기에 달해 5할 이상 승률이 필요하다.맞대결에서는 ‘3연승’과 ‘3연승’의 대결이다. 삼성은 최근 홈에서 치른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에서 3연승이다. 반면 한국가스공사는 최근 삼성전에서 3연승이다. 이날 한 기록은 깨진다는 의미다.변수는 외국인 선수의 유무다. 평균 득점 4위(23.1득점) 한국가스공사 앤드류 니콜슨은 지난 2일 원주 DB와의 경기 도중 오른 발목을 접질렸고, 이날 결장한다. 무릎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김낙현 역시 긴 출전 시간을 소화하기 힘들다.반면 평균 득점 3위(23.3득점) 삼성 코피 코번은 지난 경기서 30득점 1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끈 바 있다. 5라운드 평균 득점은 무려 28득점으로, 가장 페이스가 가파르다.경기 전 취재진과 마주한 김효범 삼성 감독대행은 니콜슨이 없는 한국가스공사를 더 경계했다. 김 감독대행은 “오히려 코번을 막기 위해 더 자유롭게 트랩 디펜스를 시도할 것 같다. 에너지 레벨도 높지 않나. 스페이싱을 잘 잡고, 몸싸움을 잘해야 한다”라고 짚었다.사실상 시즌 최하위를 확정한 삼성은 후반기 나아진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날 승리한다면 2연승. 김 감독대행은 최근 팀이 달라진 점에 대해 “패배 의식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상대가 10-0, 20-0 등 앞서갈 때 우리 선수들이 멘털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이 많았는데, 그런 게 줄어들었다”면서 “동기부여도 더 생기고 있고,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모습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특히 김효범 감독대행이 언급한 건 역할 분담이다. 김 감독대행은 “공격적인 부분에선 선수들의 역할에 대한 정리가 잘 됐다. 후반기 수비 기록을 보면 상대 3점슛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선수들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치켜세웠다.끝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김효범 감독대행은 선수들의 성장을 거듭 강조했다. 어린 선수들의 출전 시간을 무조건 늘리는 것이 아닌, 승리 분위기를 통한 육성이다. 김 감독대행은 “무작정 선수를 투입하면 ‘막농구’가 느는 것이다. 최대한 이기는 경기를 하면서, 그런 분위기를 배우고 습득해야 한다”라고 짚었다.한편 기대를 모은 조준희의 기용 방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김효범 감독대행은 “조준희 선수는 열정·자세·의지·몸 상태 모두 훌륭한 선수”라면서도 “5대5 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아직 부족하다. 지금보다는, 비시즌이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맞선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샘조세프 벨란겔에게 기대를 건다. 니콜슨, 김낙현이 코트를 밟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강 감독은 “상대가 스위치 디펜스로 나올 텐데, 벨란겔 선수가 너무 잘해주고 있다. 스위치 된다면 넓게 포진해 아이솔레이션을 주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강혁 감독이 이날 경계하는 점 중 하나는 단연 삼성의 인사이드다. 강혁 감독은 “코번 선수가 인사이드에서 공을 잡으면 막을 수가 없다. 윙에서부터 트랩을 일찍 가야 하는데, 워낙 센스가 뛰어난 선수다. 상대적으로 공격 확률이 떨어지는 경로를 열어줘야 할 것 같다”라고 짚었다.부상 선수인 니콜슨과 김낙현의 복귀 시점은 미지수다. 니콜슨은 발목, 김낙현은 무릎 통증이 있다. 강혁 감독은 “두 선수 모두 내려가서 트레이너와의 미팅을 통해 복귀 시점을 잡아야 할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다.끝으로 강혁 감독은 정식 감독 부임 후 3번째 경기를 앞뒀다. 구단과의 동행을 2년 더 연장한 만큼, 장기적인 구상도에 대한 질의도 향했다. 이에 강혁 감독은 “후반기 구축한 시스템을 유지하려고 한다. 일단 우리 팀에서 리바운드가 부족하기 때문에, 지금 부상으로 이탈한 신주영 선수를 최대한 지도해 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잠실=김우중 기자 2024.03.0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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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클러치엔 3점, 에이스는 전담 마크…"유기상, 당연히 신인왕 받아야죠"

프로농구 창원 LG 가드 유기상(23·1m88㎝)은 지난 3일 수원 KT전 75-60 승리의 주역이 됐다. 유기상은 KT전에서 상대의 국가대표 가드 허훈을 수비하는 중책을 완벽하게 해냈다. 에이스 허훈은 유기상의 수비에 고전하며 12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에 그쳤다. 턴오버는 2개를 저질렀다. KT를 60점으로 묶어낸 데는 유기상의 비중이 컸다. 그는 공격에서도 승부처였던 3쿼터, 연달아 3점슛을 터뜨려 승기를 잡는 데 힘을 보탰다.유기상은 올 시즌 신인왕 후보다. 그런데 경쟁 상대가 만만치 않다. 박무빈(울산 현대모비스)은 지난 2월 아시아컵에서 신인 중 유일하게 국가대표에 뽑혀 코트를 밟았다. 기록에서도 박무빈(평균 8.9점)이 유기상(평균 7.9점)을 다소 앞선다. 유기상은 차분하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조상현 LG 감독은 "이정현(서울 삼성), 전성현(고양 소노), 허일영(서울 SK) 등 상대 주득점원 수비를 모두 기상이에게 맡긴다. 신인이라는 걸 고려하면 제 역할을 120% 해준다고 느낀다"며 "요즘 슈터들은 수비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기상이는 그렇지 않다. 수비 마음가짐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상대 스크린에 걸렸을 때 쫓아가려는 수비 의지가 강하다. 그게 수비에서의 에너지 레벨을 좌우한다"고 칭찬했다.조상현 감독은 "허훈에게 이재도나 양준석을 붙일 수 있었지만, 일부러 기상이를 붙였다. 기상이도 자기가 막겠다고 하더라"며 "수비에서 저렇게 자기 에너지를 가지고, (허훈 수준의 선수를) 스스로 먼저 막겠다고 하는 걸 보면 분명 수비수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공교롭게도 올시즌 신인왕 경쟁이 '쌍둥이 감독 대결'이 됐다. 유기상의 라이벌 박무빈의 소속팀 현대모비스의 사령탑은 조상현 감독의 쌍둥이 동생인 조동현 감독이다.조동현 감독이 박무빈의 신인상 수상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데, 조상현 감독은 이에 대해 "우리도 유기상의 수상을 밀고 있다"고 웃으면서 "난 당연히 기상이가 받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처럼 아낀다는 의미에서 "이름도 조기상으로 바꿨다"며 애정 어린 말도 덧붙였다.유기상은 공격 관련 기록 수치가 조금 낮아도 슈터로 효율이 뛰어나다. 3일 기준 3점슛 성공률이 42.1%로 리그 전체 3위다. 누적 성공 개수도 75개를 기록 중인데, 6라운드 끝까지 페이스를 유지하면 90개 이상도 노려볼 수 있다. 이 경우 역대 신인 최다 기록인 김민구(2013~14 전주 KCC) 신기성(1998~99 원주 나래)의 88개를 넘을 수 있다. 3점 성공률 1위인 부산 KCC 이근휘(45.5%)와도 차이가 크지 않아 역전도 노려볼만하다.조상현 감독은 "(유기상에게는) 보이지 않는 기록들이 너무나 많다. 출전 시간도 많고 효율도 너무 좋다.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서 잘해주는 선수다. 그 부분을 높이 평가 받아야 한다. 수비에서 믿고 맡기는, 정말 좋은 선수"라고 강조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0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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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어깨 부상’ 이정현 “재충전의 기회로…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에너지를 다시 회복하고, 좋은 모습으로 달릴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으로 만들고 싶다.”프로농구 고양 소노의 핵심 가드 이정현(24·1m87)의 말이다. 프로 3년 차인 그는 입단 후 처음으로 장기 부상을 입어 ‘휴업’ 상태다. 하지만 그는 이 시간을 재충전의 기회로 삼아, 좋은 경기력을 이어가고 싶다는 의지를 불태웠다.이정현은 지난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지명, 고양 오리온의 유니폼을 입었다. 연세대 시절 이미 이름을 떨친 그는 데뷔 시즌부터 정규리그 전 경기에 나서며 무난한 출발을 알렸다. 신인선수상 타이틀은 이우석(울산 현대모비스)에게 향했지만, 이정현 역시 평균 9.7득점 2.7어시스트라는 빼어난 기록을 남겼다. 특히 당해 플레이오프(PO) 6경기에서는 평균 25분 출전해 15득점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2년 차엔 김승기 소노 감독의 각별한 지도 아래에서 평균 15득점을 넣어줄 수 있는 국가대표급 가드로 성장했다. 봄 농구에서는 평균 20.1득점을 올리며 자신이 에이스임을 입증했다.지난여름 국가대표에 승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소화한 이정현은 올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일어서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정현은 첫 19경기서 평균 20.6득점(전체 6위) 5.8어시스트(전체 2위) 1.9스틸(전체 2위) 등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국내 선수로 한정하면 이 부문 전체 1위였다. 김승기 소노 감독은 “2라운드 최우수 선수(MVP)는 이정현”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비록 최종 수상은 불발됐지만, 이정현의 퍼포먼스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이정현의 발목을 잡은 건 부상이었다. 그는 지난 10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 중 4쿼터 듀반 맥스웰과 몸싸움을 벌이다 어깨를 다쳤다. 진단 결과는 오른 어깨 인대 손상. 1주에서 3주까지 이탈할 수 있는 장기 부상이었다. 프로 입성 후 첫 번째 장기 부상이기도 했다. 더군다나 슈팅 핸드인 오른쪽을 다쳐 우려는 더욱 컸다.애초 이정현의 복귀 일정은 1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다치고 1주 휴식 뒤 보강 훈련을 시작했다. 통증은 조금 있지만, 훈련장을 오가며 재활에 돌입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운을 뗀 그는 “어깨를 최대한 안 쓰는 범위에서 운동하고 있다. 파열이나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면 나을 것이란 진단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러닝 훈련에도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정현의 복귀 시점에 시선이 몰리는 건 그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 탓이다. 이정현은 올 시즌 평균 출전 시간 1위(36분 27초). 소노는 이정현이 부상으로 이탈한 한국가스공사전을 시작으로 내리 졌다. 그전까지 범위를 넓혀보면 최근 8연패. 소노는 25일 기준 8위(8승 16패)로 PO 진출권이 달린 6위 울산 현대모비스와 격차가 2.5경기까지 벌어졌다. 더군다나 주포 전성현도 허리 부상 탓에 기복이 있어 팀 공격력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 23일 홈에서 열린 원주 DB와의 경기에선 무려 34점 차 대패를 당하기도 했다.이정현 역시 최근 경기들을 지켜보며 “올 시즌 패배를 보면 ‘한 끗’이 항상 아쉬웠다. 그런 위기만 잘 이겨낸다면 팀이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누구보다 코트에 나서고 싶은 그다. 이정현은 “경기를 보면 너무 뛰고 싶다. 복귀 일정에 대해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지금 컨디션이 더 나아지고, 통증 없이 재활이 잘 된다면 일찍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건강한 복귀가 가장 먼저”라고 말하며 “불안정한 상태로 복귀하면 민폐일 것이다. 건강하게 돌아와 좋은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끝으로 이정현은 “2라운드 중반까지는 뛰어도 힘이 든다는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점점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라는 느낌도 받았다. 비록 다쳤지만, 이 기회에 잘 회복해서 다시 달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소노는 오는 28일 안양 정관장, 30일 서울 삼성과의 홈 2연전 이후 원정 4연전을 소화한다. 김우중 기자 2023.12.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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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600경기' 금강불괴 이정현..."연패 기록 깨고 더 단단한 모습 보여드릴 것"

이정현(36·서울 삼성)은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베테랑 슈터이자 역대 최강의 ‘금강불괴’로 불린다. 이런 그에게 올 시즌 당면 목표는 자존심 회복이다. 삼성은 3승 15패로 최하위 대구 한국가스공사(2승 14패)와 승차 없는 9위에 머물고 있다. 또 삼성은 현재 원정 경기 21연패라는 불명예 신기록을 이어가는 중이다. 리그에선 최근 5연패로 성적도 좋지 않다. 삼성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이정현의 역할이 누구보다 중요하다. 이정현에게 2023~24시즌은 프로 13번째 시즌이다. 그동안 안양 KGC(현 정관장), 전주 KCC(현 부산 KCC)를 거쳐 지난 시즌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KGC에서 통합우승 2회(2011~12시즌·2016~17시즌), KCC에서 정규리그 우승 1회(2020~21시즌)를 경험했다. 2018~19시즌에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건 출장 기록이다. 그는 600경기 연속 출장으로 한국프로농구(KBL) 역사상 최다 연속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이정현은 지난 5일 창원 LG전에서 정규리그 개인 통산 600번째 경기를 치렀는데, 커리어 내내 군 복무와 국가대표 차출 기간을 제외하면 단 한 차례도 결장하지 않고 연속으로 뛰었다. 이 부문 2위는 LG의 이재도(연속 408경기 출장 중)로, 이정현과 격차가 상당하다. 이정현은 또 프로 2년 차였던 2011~12시즌을 제외하고 전 시즌 두 자릿수 평균 득점을 올렸다. 부상 없이 강하고, 상대 팀에는 가장 무서운 득점원인 그를 두고 은희석 삼성 감독은 “이정현이 프로 새내기였을 때 룸메이트였다. 정현이가 매번 스트레칭을 1시간 가까이 하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자기 몸 관리가 철저하기에 큰 부상 없이 시즌을 건강하게 치르는 것 같다. 웬만한 부상을 입어도 뛰겠다는 의지 또한 강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정현은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는 그 별명(금강불괴)을 안 좋아했는데, 지금은 나를 대표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애착도 많이 가고, 동기부여도 된다”라고 말했다. 지난 5일 통산 600경기를 치른 날, 삼성은 이정현만을 위한 이색적인 티셔츠도 함께 공개해 그의 대기록을 축하했다. ‘Iron Body’ ‘Bronco(야생마·이정현의 별명)’ 문구와 그의 일러스트가 새겨진 기념 유니폼을 선보였다. 이정현은 “나만을 위한 티셔츠 아닌가. 오래 뛰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삼성에 합류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구단에서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라고 감사 인사를 했다. 건강 관리 비결에 대해서 묻자 “자기 관리, 몸 관리는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라며 “결국 농구에 대한 열망과 확실한 목표가 중요하다. 지도자의 성향을 파악해 팀 플레이 스타일에 맞는 농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그에게는 개인 기록보다 팀 성적 쇄신이 더 절박한 목표다. 삼성은 최근 몇 시즌간 하위권을 전전했다. 지난 시즌 이정현이 합류하고도 최하위에 머물렀다.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통해 영입한 유망주들은 최근 부상·적응 문제로 여전히 기량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이정현은 “내가 어렸을 때는 정신력을 많이 요구받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결국 농구를 하다 보니 중요한 건 농구 경기에 대한 이해”라며 “흔히들 말하는 BQ(지능지수 IQ에 빗대 농구계에서 농구지능을 가리키는 은어)가 높아야 한다. 단순히 주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훈련과 경험을 통해 깨달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이정현은 “2016~17시즌 이후 삼성이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했다. 어린 선수들에게 봄 농구에서 이기는 법을 앞장서서 알려주고 싶다. 단순히 유망주에 그치지 않고, 경쟁력 있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라면서 “언제까지 나와 (김)시래 같은 베테랑이 나설 순 없다.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와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라고 격려했다.삼성은 8일 선두팀인 원주 DB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정현은 “우선 원정 연패 기록을 빨리 깨야 한다. 단단한 모습,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김우중 기자 2023.12.08 08:00
스포츠일반

윤형빈·박형근·신동국 등 출전…로드FC 연말 대회 대진 추가 발표

로드FC의 2023년을 마무리하는 연말 대회의 대진이 추가로 발표됐다.로드FC는 오는 12월 16일 서울특별시 홍은동에 위치한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굽네 ROAD FC 067을 개최한다.지난 16일 로드FC는 ‘개그맨’ 윤형빈(43)의 9년 만의 한일전을 필두로 권아솔(37), 김재훈(34) 등이 출전하는 파이터100 스페셜 매치 3경기를 발표했다. 또한 로드FC에서 성장한 ‘래퍼 파이터’ 이정현(21, TEAM AOM)의 복귀전 등도 공개한 상황이다. 로드FC는 추가로 5경기를 확정해 발표하게 됐다.먼저 눈에 띄는 것은 유일하게 여성부 매치로 준비된 이수연(29, TEAM AOM)과 ‘은행원 파이터’ 이은정(29, 팀 피니쉬)의 경기다. 이수연은 2017년 MBC 격투 오디션 프로그램 <겁 없는 녀석드> 출연 당시부터 에이핑크 윤보미, 전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 닮은꼴로 인기를 끌었다. 2018년 12월 데뷔전을 치르기도 전에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화제였다.이수연은 2019년 12월 경기 후 4년 만에 복귀전을 치르게 됐다. 상대는 이은정으로 두 선수 모두 타격에 강점이 있어 화끈한 난타전이 기대된다. ‘피지컬 100’ 박형근(37, CFC & TEAM AOM)과 ‘고려인’ 최 세르게이(34, 아산 킹덤MMA)의 경기도 있다. 두 파이터는 올해 열린 로드FC 글로벌 밴텀급 토너먼트에서 인연이 있다. 최 세르게이가 8강전에서 브루노 아제베두(33)와 대결할 예정이었지만, 부상으로 박형근이 대체 선수로 투입됐다. 박형근은 8강전에서 브루노 아제베두에게 패했다. 토너먼트에서 아쉬움을 남긴 두 선수가 연말 대회에서 대결, 2023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밴텀급의 기대주들의 대결도 열리게 됐다. ‘라이징 스타’ 양지용(27, 제주 팀더킹)과 ‘꼬마돌’ 박재성(28, 로드FC 원주)의 경기다. 양지용과 박재성은 글로벌 토너먼트 시드권 쟁탈 프로그램 <가오형의 스카우터>에서 만났다. 당시 스파링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양지용이 박재성의 실력을 디스하며 신경을 긁었다. 타격으로 보여주라는 양지용의 말에 박재성이 타격만 고집하다 차민혁에게 다운당하며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다. 이전부터 박재성은 박형근을 원했지만, 양지용과 대결하며 지난 10월에 이어 연승에 도전한다.토너먼트 스토리의 끝판 대결도 있다. 라이트급 토너먼트 8강전에서 맞붙었던 ‘김대환 해설위원 제자’ 한상권(27, 김대환MMA)과 ‘슈토 랭킹 1위’ 맥스 더 바디(39, BRAVE GYM)의 경기다. 당시 그라운드 상황에서 한상권이 니킥 반칙을 저질러 경기가 종료, 맥스 더 바디가 상대의 반칙패로 승리한 바 있다. 두 선수 모두 재대결을 원해 결국 다시 맞붙게 됐다. 재대결에서 두 파이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많은 팬들이 기대하고 있는 경기다.마지막으로 ‘꽃미남 파이터’ 김산(22, 최정규MMA)과 ‘소방관 파이터’ 신동국(42, 로드FC 충주)이 맞붙는다. 김산은 2001년생, 신동국은 1981년생으로 무려 20살 차이가 나는 아빠와 아들(?)의 대결이다. 젊은 김산은 뛰어난 주짓수 실력을 갖췄고, 신동국은 강력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타격이 일품이다. 젊음의 패기와 노련미의 대결에서 누가 승리할지 기대되는 매치다.로드FC는 오는 22일 오후 2시 남산 서울타워 4층 갤러리K 아트노믹스 서울타워점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윤형빈, 권아솔, 허재혁, 김재훈 등이 참석하며 출전 선수들이 대면식을 갖는다.굽네 ROAD FC 067은 12월 16일 오후 4시부터 시작되며 TV로는 SPOTV2, 온라인에서는 다음스포츠, 카카오TV, 아프리카TV에서 생중계 된다. 김희웅 기자 2023.11.20 10:51
프로농구

[IS 수원] ‘MVP’ 허훈이 돌아왔다…“코트 위 전쟁터에서 살아남겠다”

지난 2019~20시즌 프로농구 최우수선수(MVP) 수원 KT 허훈(28)의 시선은 다시 KBL 코트로 향한다. 1년 6개월의 복무를 마친 그는 “코트 위 전쟁터에서 살아남겠다”라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허훈은 15일 복무를 마치고 소속팀인 KT에 합류했다. 휴가 때마다 쉬지 않고 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린 그의 행선지는 전역 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이날 오후 팀 훈련 전 취재진과 마주한 자리에서 “전역을 하고 KT에 돌아와 기쁘다. 이렇게 많은 팬, 취재진이 관심을 가져줄 것이라 생각 못했다. 보내주신 관심에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토요일부터 치열하게, 코트 위 전쟁터에서 꼭 살아남겠다”라고 힘줘 말했다.허훈은 KBL 최고 가드 중 한 명이다. 지난 2017~18시즌 전체 1순위로 지명받은 뒤, 곧바로 주전으로 활약하며 코트 위를 누볐다. 2019~20시즌에는 정규리그 MVP를 받았고, 입대 직전인 2021~22시즌에는 득점·어시스트 부문 국내 1위를 차지하며 명성을 떨쳤다. ‘참사’로 여겨지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도 평균 12.5득점 4.5어시스트 1.3스틸 야투 성공률 41% 3점슛 성공률 43%로 누구보다 빛났다.이와 별개로 팀은 아직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지 못했다. 허훈의 프로 데뷔 후 최고 성적은 지난 2021~22시즌 기록한 2위다. 하지만 당시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안양 정관장에 역스윕패하며 쓴 잔을 들이켰다. 허훈이 빠진 지난 2022~23시즌에는 8위에 그쳐 봄 농구를 실현하지 못했다.하지만 올 시즌 KT는 ‘우승 후보’로 돌아왔다. 센터 하윤기는 국가대표로 성장했고, 외국인 선수 패리스 배스는 적응기 우려가 무색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KT의 가드진이 약하다는 평이 있었음에도, 1라운드에만 6승 3패를 수확하며 3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5연승을 질주하기도 했다. 그런 KT에 허훈까지 가세하는 셈이다. ‘주장’ 문성곤 역시 복귀를 앞뒀다. 그렇다면 허훈이 지켜본 올 시즌 KT는 어땠을까. 그는 “일단 수비, 조직력이 정말 좋아졌다. 나 역시도 팀 플레이에 비중을 주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시즌 목표에 대해선 “그동안 주변에서 ‘KT는 왜 우승하지 못하냐’라는 말이 있었다. 나도 참 아이러니했다”면서도 “올 시즌은 환경이 많이 바뀌었고, 팀 분위기도 좋다. 우승할 수 있는 ‘적기’라기 보단, 확률이 높아졌다고 본다”라고 진단했다.가장 맞대결이 기대되는 팀으로는 KCC를 꼽았다. 그는 “KCC에 친한 선수도 많고, 형도 있지 않나. 송교창 선수도 KCC 합류를 앞두고 있다. 한 번 제대로 붙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형을 이기고 싶은 마음도 크다”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두 선수는 한국 농구 최고 스타이기도 하다. 최근 올스타전 팬투표에서도 1, 2위를 나눠 가진다. 허훈은 이에 대해 “마음 속 한편에는 웅이 형이 왜 (1위인지)?‘라는 생각도 들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2위를 노리겠다”라고 웃었다. 한편 허훈이 복귀하면서, 국내 가드들과의 맞대결에도 시선이 간다. 취재진이 ‘국내 가드들과의 경쟁에서 자신이 있는지’에 대해 묻자, 그는 이정현(소노)을 언급했다. 이정현은 올 시즌 20.9득점 7.2어시스트를 기록 중인데, 이는 국내 선수 1위다. 허훈은 “복무 중 경기를 많이 챙겨봤다. 올 시즌에는 특히 이정현(소노)의 활약이 돋보였다. 피지컬이 좋아서 굉장히 좋은 선수라 기억한다. 함께 뛰어보면 굉장히 즐거울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허훈이 경험한 군 생활은 어땠을까. 그는 “좋은 선수들과 함께하며 추억을 쌓았다. 행복한 기억으로 남는다”라고 웃었다. 취재진이 ‘입대 전후로 스스로 달라진 점이 있는지’라고 묻자, 그는 “노화가 온 것 같다”라고 농담한 뒤 “꾸준히 몸 관리도 열심히 했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사격’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허훈은 “여러 일정 탓에 훈련소에서만 총을 쏴봤다”라고 돌아보며 “절반 이상 맞췄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칭찬도 받았다”라고 웃었다. 동시에 “훈련소 기간 초코파이가 정말 맛있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한편 허훈은 지난 항저우 AG에서의 아픔을 여전히 안고 있다. 허훈은 당시 추일승 감독이 이끈 농구대표팀에 승선했으나 역대 최저 성적인 7위로 마쳤다. 대회 중에는 “전력으로 대회를 준비해야 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아주 부족했다”라는 작심 발언을 남겨 화제 되기도 했다. 그는 AG를 돌아보며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고, 화도 많이 났다”면서도 “돌아보면 배운 것도 많았다. 한국 농구가 좋게 변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회 중 작심 발언에 대해선 “경기를 져서 인터뷰를 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대회 중 인터뷰에 후회는 없다. 다시 하더라도 더 세게 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훈의 복귀전은 오는 18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리는 서울 SK전일 것으로 보인다. 전역 후 첫 경기를 홈팬들 앞에서 치를 수 있는 무대가 갖춰졌다. KT가 허훈이라는 날개를 달고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수원=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 2023.11.1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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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베테랑·멘토’…코트 안팎에서 넘치는 이정현의 존재감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해결사이자, 베테랑이면서, 멘토이기도 하다. 어느덧 프로 13번째 시즌이자 삼성 2년 차를 맞이한 이정현(36)의 얘기다.이정현은 지난달 3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26분간 32득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84-80 승리에 기여했다.당초 이날 경기의 관심사는 두 팀의 외국인 선수에게 향했다. 삼성의 ‘정통 센터’ 코피 코번과, 한국가스공사의 포워드 앤드류 니콜슨의 첫 맞대결이었다. 스타일이 전혀 다른 두 선수지만, 시즌 초반 놀라운 영향력을 보여준 만큼 양 팀 사령탑도 두 선수의 공략법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엿보였다.하지만 코트 위의 주인공은 이정현이었다. 1쿼터 종료 직전 투입돼 레이업을 올려놓은 그는, 2쿼터에 본격적으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코번이 상대의 집중 견제로 슛 기회가 줄어들자, 이정현은 그와의 2대2 플레이를 통해 공격 활로를 뚫었다. 뛰어난 피지컬을 보유한 코번의 온·오프볼 스크린은 이정현의 공격을 완벽하게 도왔다.이정현은 2쿼터 7분 동안 3점슛 4개 포함 15득점을 몰아치며 한국가스공사 수비를 무력화했다. 3쿼터에도 10득점을 더 보탠 그는 승부처인 4쿼터에선 5개의 어시스트를 추가하며 만점 활약을 펼쳤다. 4쿼터 2분 1초를 남겨두고는 동점 3점슛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고, 코번의 역전 득점을 어시스트했다. 10초를 남겨두고 쐐기 자유투까지 터뜨리며 코트를 완전히 지배했다.경기 뒤 사령탑들도 혀를 내둘렀다. 은희석 삼성 감독은 “허리 부상이 있는 상태임에도 최고참의 역할을 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감동이었다”라고 치켜세웠다. ‘적장’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대행 역시 “그를 더 괴롭히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며 이정현의 활약을 인정했다.수훈선수로 꼽힌 이정현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기복이 아직 있다. 승리를 위해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라며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이정현이 승리보다 주목한 건 ‘미래’였다. 그는 “사실 항상 우승권 팀에서 있었는데, 삼성에서 2년 차를 맞이하다 보니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라면서 “어린 선수들의 활약을 보고 답답할 때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감독님들이 과거 저를 가르쳐 주셨던 것처럼, 나에게도 그런 역할을 바라시는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이)원석이, (신)동혁이, 지금은 부상으로 빠진 (차)민석이까지 모두 훌륭한 선수들이다. 이들이 더 성장해 준다면, 높은 곳에서 경쟁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감독님이 원하는 활발한 농구를 하려고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끝으로 이정현은 현실적인 발언으로 취재진에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그는 “사실 지난 3경기(1승 2패)를 복기하면서, ‘내가 애들한테 너무 많은 걸 요구했나’라고 돌아보며 반성했다. 힐링 영상을 많이 봤다”라고 웃은 뒤 “마음이 편안해졌다. 후배들에게도 ‘즐기면서 하자’라고 얘기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승부처에서는 항상 내가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다. 어린 선수들은 아직 성장해야 할 때다”라며 베테랑의 면모를 뽐냈다.잠실=김우중 기자 2023.11.0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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